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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회사 지원자들 가운데는 그저 막연한 선망을 갖고 입사 지원을 하는 사람이 많다. 외국계 회사라면 합리적인 기업문화와 실적위주의 보상제도 등 국내 기업의 ‘유교문화’와는 다른 기업문화가 자리잡고 있을 것으로 지레 짐작하기 때문이다. 특히 여성 구직자들의 경우는 남성 위주인 국내 기업은 아예 처음부터 포기하고 외국계 업체만 찔러보는 경우가 많다.
반면 외국계 회사는 너무 실리에 밝다 보니 사내 인간관계가 무미건조하고 업무 스트레스도 국내 회사보다 훨씬 클 것이라고 지레 겁부터 먹는 사람도 있다. 마음 편하게 국내 회사에서 근무하는 게 낫지, 굳이 외국계 회사에 들어갈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구지작자들이 외국계 회사에 대해 흔히 갖는 이런 두 부류의 태도는 외국계 회사들의 실제 상황을 잘 모른다는 데서 비롯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국내에 진출해 있는 미국계 보험회사인 AIG 생명보험은 많은 점에서 국내 기업과 다르다. 35살의 팔팔한 젊은 여성인 윤경희 차장이 인사 실무를 책임지고 있다는 점만 봐도 그렇다. 국내 기업들의 인사 책임자가 대부분 이사급으로 40~50대의 중후한 남성이라는 점과 대조된다. 어떤 자리든 ‘짬밥’보다는 능력이나 소신이 중요하다. 직원을 채용하는 기준도 특이하다. AIG 생명보험의 인사 문화는 퓨전(Fusion:융합)이라는 말로 대표된다.
“우리는 배우려는 의욕이 강한 사람을 선호합니다. 물론 보험회사니까 겸손해야 하고요.” 윤 차장이 강조하는 두가지 인사기준이다. 윤 차장은 편하게 근무하고 싶어 지원한 사람, 단순히 결혼 뒤 적합한 직장이라고 판단해 지원한 사람들은 사양한다. 지나치게 톡톡 튀는 사람도 별로 선호하지 않는다고 한다. 너무 잘난 체하거나 근거없이 튀는 사람보다는 ‘예의’를 갖춘 사람에게 더 호감이 간다는 얘기다. 윤 차장은 한국인 특유의 문화와 외국계 회사의 장점을 절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여긴다.
업무와 관련해서는 금융회사에서 일했던 사람이면 상당히 유리하다고 귀띔한다. 증권회사나 은행 등에서 일했던 사람들은 채용 즉시 바로 업무에 투입할 수 있는 메리트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반 기업에서 마케팅 기획을 했던 사람이나 재무 관련 업무를 했던 사람들도 관심이 간다고 한다. 물론 그렇다고 보험회사 업무와 반드시 연관이 있어야 할 필요는 없다. 능력과 의지, 겸손함 등 필요한 덕목을 갖춘 사람이라면 누구든 면접 대상이 된다.
“사실 경력이나 나이보다 업무에 대한 열의가 중요합니다. 최근엔 나이가 마흔다섯이나 되시는 분이 지원했는데 배우려는 열정이 워낙 대단해서 채용했죠.”
사람을 뽑는 루트도 다양하다. 상시채용이 보통이지만 회사내부 채용, 직원 추천, 헤드헌팅 업체를 통한 채용 등 갖가지 방법을 활용한다. 인사정책이 상당히 유연한 편이다. 이런 채용은 아직 국내 지사 규모가 영세하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외국계 회사 특유의 개방적인 인력충원 방식으로 볼 수도 있다.
AIG 생명보험은 대개의 보험회사들이 그렇듯, 관리직 인력과 영업 인력을 따로 뽑는다. 윤 차장은 관리직 인력 채용을 담당하고 있고, 영업쪽 인력은 각 영업점에서 수시로 충원수요가 발생할 때마다 채용한다.
관리업무의 내용은 계약심사, 영업지원, 영업관리, 클레임 처리, 계리기획 등 보험과 관련한 업무와 인사, 전산, 마케팅 등 일반적인 관리업무로 나뉜다. 각 부서에서 필요에 따라 인력충원을 요청하면, 담당 부서장과 인사 담당자가 협의를 거쳐 인력 채용을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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